사회부적응

2011. 6. 8. 22:44 from 생활의 발견

일 년 삼백육십오일 햇살이 쨍쨍하다면 그것 참 곤란한 일이 아니겠냐만은, 그렇다고 이렇게 주구장창 비만 내릴 필요는 또 뭐냔말이지. 홀몬 농도를 매일 체크해서 통계를 내 주는 앱이 등장한다면, 나의 일 년 중 아드레날린이 지배한 날은 몇 일이나 될까?

고1때,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미녀 여선생님은 A컵이었다,가 아니라 사회과학 담당이었다. 어느날 선생님은 교실에 들어와서는 대뜸 전부다 책상위로 올라가라고 하셨다. 모두들 영문을 모른채 마지못해 책상 위에 무릅을 꿇을 때 혼자 끝까지 앉아있던 한 놈이 있었다.

선생님은 물었다.

"넌 왜 안올라가냐?"

그 놈은 말했다.

"왜 올라가야 하나요?"

선생님은 말했다.

"니가 옳다."

"여러분은 '왜냐고' 물을 줄 알아야 합니다. 옳고 그름을 모른채 그저 시키는데로 따르는 이는 소, 돼지와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아, 

다리가 져렸다.

머리 크고('머리 좋고'가 아님) 개그 센스도 끝내주던 그 놈은 뭐하고 살고 있으려나.
소, 돼지처럼 삼겹살만 쳐먹고 집에 온 나는 시키는대로 하면 다리가 저리다는 사실만을 알 뿐이다.



 


Posted by 꾸비스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