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2014. 11. 13. 22:14 from 생활의 발견

국제선 비행기를 탈 때마다 곤혹스러운일이 하나 있다면 입국카드를 작성하는 일이다. 거기엔 직업을 적는 란이 있는데, 이 칸 하나가 나는 참 어렵다. '나의 직업은 무엇인가?'

몇 년 전까지는 엔지니어라고 적었었다. 엔지니어, 참 두루뭉실하고 포괄적인 단어임에 틀림없지만, 전기전자를 전공하고 관련분야 일을 할 때는 거부감없이 그렇게 적을 수 있었다.

이제는 엔지니어라는 단어를 그곳에 적을수는 없다. 그럼 나의 직업은 무엇인가? 직장인? 샐러리맨? 비즈니스맨? 묘안이 떠오르지않아 결국 직장인이라고 적었지만, 아무래도 직장인이라는 단어가 특정 직업을 지칭한다고 볼 수는 없는것 같다. 직장인이라는 것은 그저 피고용자, 라는 의미뿐 아닌가. 일정규모의 회사에 고용된, 먹고 살기위해 월급을 받는 사람.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질문에 대한 적당한 답도 아닌 것 같다. 직업이라고하면 '무엇',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만 같다. 마케터, 프로세스매니저, 재무담당자 처럼.


그렇다면 나는 고용된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를 않는다. 마음같아서는 '한량'이라고 적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입국절차가 꽤나 번거로워질 가능성이 농후하겠지.


'업'이라는 것, 참 어렵다.


Posted by 꾸비스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