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

2010. 9. 8. 00:23 from 생활의 발견


어제는 태풍에 대비하느라 12시까지 비상대기를 했습니다만, 12시가 다 되도록 퇴근하지 않은 팀 동료들이 많아서 비상근무라고 하기도 부끄러웠습니다. 이럴때면 참 회사생활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국민들은 열심히 살고 있는데, 나라에서 만든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에서는 국민의 과소비가 IMF체제를 불러온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군요. 많이 가지신 분들, 금반지까지 꺼내서 헌납한 국민들에게 그렇게 책임을 떠넘기면 마음이 좀 편하신가요?

냄새나는 이야기는 그만둡시다. 오늘은 어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찍 퇴근해서인지 괜히 마음이 여유롭고 편안하거든요. 밀린 빨래를 해 치우고나니 속이 그렇게 시원할 수 없는게, 갈수록 자취잔뼈만 굵어가는것 같습니다. 역시 세상의 모든 문제는 밀려야 제 맛이죠. 숙제, 공과금, 묵은 각질 등등등.

그러고보니 자취를 하다보면 종종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를 만나게 됩니다. 오늘은 그 미스테리 중 몇 가지를 침대 밑에서 숙성되던 묵은 속옷 꺼내듯 꺼내 봅니다.

1. 버리지 않아도 줄어드는 양말
분명히 버린적이 없는데, 빨래를 할 때마다 양말이 조금씩 줄어듭니다. 그것도 꼭 한 짝씩... 세상의 사라진 물건들이 모이는 장소가 있다면 틀림없이 짝잃은 양말이 산처럼 쌓여있을겁니다.


2. 늦게 일어나면 핸드폰이 사라진다
말이 필요 없죠. 이상하게 늦잠잔 날 아침엔 휴대폰이 침대 밑에 있고, 시계가 냉장고에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꼭 현관문에 옷이 끼죠.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을때, 놓고 온 물건이 생각납니다. 이를테면 회사 출입증 같은...

3. 출처 불명의 생태계
우리 집에는 귀뚜라미도 살고, 거미도 살고, 초파리도 삽니다. 초파리는 아마도 과일 사올 때 따라온것 같으니 이해가 됩니다. 도데체 화장실에 귀뚜라미가 왜 있는 걸까요? 여긴 4층인데. 일 보다가 귀뚜라미 발견하는 바람에 변비 걸릴 뻔 했습니다. 거미는 또 어떻게 들어온걸까요? 여긴 4층인데. 그렇게 들어온 초파리는 알을 낳고, 알이 초파리가 되고, 초파리가 거미한테 잡아먹히고, 초파리가 귀뚜라미에게 잡아먹히고, 초파리는 알을 낳고...

[오 쒵...]

4. 집이 가장 더러운 날 손님이 온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달무리가 지면 다음 날 비가 오죠? '이 곳이 진정 사람 사는 곳인가?'라고 느껴지는 다음 날 꼭 손님 옵니다. 

5. 창문 열고 자면 비옴
창가엔 당연히 빨래 건조대가 있구요. 물론 입던 속옷까지 탈탈 털어서 싹 빨아 널고 잤죠. 전자렌지에 빨래를 말리면 불 나려나?


Posted by 꾸비스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