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나는 이야기는 그만둡시다. 오늘은 어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찍 퇴근해서인지 괜히 마음이 여유롭고 편안하거든요. 밀린 빨래를 해 치우고나니 속이 그렇게 시원할 수 없는게, 갈수록 자취잔뼈만 굵어가는것 같습니다. 역시 세상의 모든 문제는 밀려야 제 맛이죠. 숙제, 공과금, 묵은 각질 등등등.
그러고보니 자취를 하다보면 종종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를 만나게 됩니다. 오늘은 그 미스테리 중 몇 가지를 침대 밑에서 숙성되던 묵은 속옷 꺼내듯 꺼내 봅니다.
1. 버리지 않아도 줄어드는 양말
분명히 버린적이 없는데, 빨래를 할 때마다 양말이 조금씩 줄어듭니다. 그것도 꼭 한 짝씩... 세상의 사라진 물건들이 모이는 장소가 있다면 틀림없이 짝잃은 양말이 산처럼 쌓여있을겁니다.
2. 늦게 일어나면 핸드폰이 사라진다
말이 필요 없죠. 이상하게 늦잠잔 날 아침엔 휴대폰이 침대 밑에 있고, 시계가 냉장고에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꼭 현관문에 옷이 끼죠.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을때, 놓고 온 물건이 생각납니다. 이를테면 회사 출입증 같은...
3. 출처 불명의 생태계
우리 집에는 귀뚜라미도 살고, 거미도 살고, 초파리도 삽니다. 초파리는 아마도 과일 사올 때 따라온것 같으니 이해가 됩니다. 도데체 화장실에 귀뚜라미가 왜 있는 걸까요? 여긴 4층인데. 일 보다가 귀뚜라미 발견하는 바람에 변비 걸릴 뻔 했습니다. 거미는 또 어떻게 들어온걸까요? 여긴 4층인데. 그렇게 들어온 초파리는 알을 낳고, 알이 초파리가 되고, 초파리가 거미한테 잡아먹히고, 초파리가 귀뚜라미에게 잡아먹히고, 초파리는 알을 낳고...
[오 쒵...]
4. 집이 가장 더러운 날 손님이 온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달무리가 지면 다음 날 비가 오죠? '이 곳이 진정 사람 사는 곳인가?'라고 느껴지는 다음 날 꼭 손님 옵니다.
5. 창문 열고 자면 비옴
창가엔 당연히 빨래 건조대가 있구요. 물론 입던 속옷까지 탈탈 털어서 싹 빨아 널고 잤죠. 전자렌지에 빨래를 말리면 불 나려나?